전국구 된 대전발 현충원 구암사 국수

 


 천안함용사 추모걷기대회를 마친 시민과 학생들이 구암사 국수를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한때 우리 가요 ‘대전부르스’처럼 대전역 안의 가락국수가 대전의 명물로 유명했다.

최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 구암사 무료 국수가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올해로 6년째 인근 유성 구암사 신도들이 연중 국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21일 토요일 오전에는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 걷기대회가 열려 많은 인파가 몰려,
구암사 신도는 물론 자원봉사자들까지 총동원되어 6천여 그릇의 국수공양을 준비했다.

 

북천 구암사 주지스님이 나눔의 집에서 보훈가족들에게 국수공양을 하고 있다.

 

26년째 군부대와 6년째 현충원에서 국수공양을 하고 있는 북천 구암사 주지스님의 지휘아래 김근분 구암사 봉사단장과

몇 명의 신도들이 새벽 4시부터 현충원 매점 앞에서 3시간 동안 국수물을 우려내고 국수를 삶아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주말을 맞아 전국에서 물려오는 유족들은 마땅히 식사를 하지 못하다가 뜨근한 국수 한 그릇에 감사해 했다.

 
이날 국수공양은 봉안관 옆에 위치한 구암사 나눔의 집과 매점 옆 주차장에 임시로 가설한 장소에서 국수를 배식했다.
구암사의 국수 공양은 그동안 32사단 등 군부대 장병들을 상대로 26년 동안 했고, 6년 전부터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임시로
천막을 치고 국수공양에 나섰다. 이에 북천 스님은 2013년 4월 현충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봉사자들과 방문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철재구조물로 된 ‘구암사 나눔의 집’을 신축하여 현충원에 기부했다.


 

 2년 전에 구암사에서 신축하여 현충원에 기부채납한 나눔의 집.

 

하루 300명에서 500명에게 국수를 배식하고 있다. 구암사 나눔의 집은 건평 84.96㎡로 70여 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규모로 구암사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0개 조로 나눠 돌아가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연중(설과 추석, 부처님 오신 날만 휴무) 국수공양을 실시하고 있다.

 
21일 걷기대회 행사에는 국수공양을 위해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참했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부부, 자매를 비롯해 남자 봉사자도 10여 명이 동참했다.

서울, 부산, 경북 영주 등 전국에서 온 보훈가족들과 이날 걷기코스에 동참한 시민과 학생들은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를 포함한 47인을 상징하는 의미의 4.7㎞로 걸은 참가자들은 국수를 맛있게 먹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하루 매점 옆 주차장에서 5천5백 그릇과 나눔의 집에서 6백 그릇 등 준비한 국수가 모두 동이 났다.
20년 동안 국수공양 봉사를 하고 있는 김근분 봉사단장은 “화학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아 맛도 자신 있다”며
“한 분 한 분 참여한 봉사자들이 너무 대단하신 분들이다. 연중 하다 보니 힘들 때도 있지만 맛있게 먹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신이나 그 기운을 받기도 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북천 스님은 “젊은 시절 훈련소에서 자대배치를 받기 위해 기차타고 새벽 4시에 용산역에 도착했을 때 장교부인회에서
호빵과 커피를 나눠줬는데, 그분들이 부처님처럼 느껴졌다”며 “그때 전역을 하고 기회가 된다면 훈련받는 병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결심했다”고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유가족들에게 한끼 식사라도 정성껏 드리고 싶었어요"

북천 스님은 또 “국립대전현충원에 오시는 분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로 국가적 차원에서 끝까지 책임져야 하고,
유가족 또한 누군가가 보살펴야 한다”며 “근방에 식당이 없고 가격도 너무 비싸 유가족들이 신경 쓸 일이나 상처 받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어려움을 무릅쓰고 끈질기게 국수공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문득 취재를 하면서 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것처럼 “출세하고 성공하면
뭐 하나, 소고기 사먹겠지”라는 말처럼 혼자 잘 먹고 잘 놀다가 생을 마치는 것보다, 남을 위해 한순간이라도
봉사활동을 하는 봉사자들이 진정으로 삶을 보람 있게 사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성이 담긴 구암사 국수공양은
일 년에 15만 명에게 베풀어지고 있고 그 자원은 신도들과 일반인의 성금으로 이어지고 있어 고맙기만 하다.

국수 한가닥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요 등불이다.

 

 국수를 배식받은 보훈가족과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맛있게 들고 있다.

 

 

 

 

 밀려드는 인파에 맞추려고 국수를 담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이 분주하기만 하다.

 

 

 

국수 공양 행사장 인근에 있는 비석의 문구가 나라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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