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국수 공양’ 북천 스님, 원력상 상금도 전액 기부

“이 상을 받아야할 사람은 사실 제가 아닙니다. 수십 년간 봉사한 저 분들이거든요.”

포교대상 원력상 수상자 북천 스님이 12월 4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포교원장 집무실에서 뒤편에 앉은 봉사자들을 가리키며 수상의 공을 돌렸다. 스님은 “유성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봉사는 저 손들이 하고 있다”며 “30년 넘도록 저와 함께 해준, 저분들이 사실상 수상자”라고 말했다.


이날 북천 스님은 원력상으로 받은 500만원을 포교발전기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이 자리에는 포교원장 선업, 포교부장 남전, 포교연구실장 문종, 포교국장 선보 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상원,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장 담마끼띠 스님 등이 함께했다.

북천 스님은 1987년 32사단 국군장병들에게 매주 국수를 만들어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38년간 지역 군부대,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주민, 국가유공자 유족들에게 무료 급식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우연히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유족들의 모습을 보고 국수 봉사를 결심했다고 밝힌 스님은, 현충원 허락을 얻어 2009년 비닐하우스에서 국수 공양을 시작했다.


북천 스님은 “1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유가족 300~400명께 국수 공양을 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있는)선보 스님도 지난 번 함께 땀 흘리며 봉사했다”고 웃었다. 이에 선보 스님은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10초 마다 한 번씩 국수를 내어야 했다”고 생생한 후기를 전하며, “이런 스님이 계시기에 대전 충정 지역이 봉사 분야에서 이웃종교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365일 하루도 빠짐 없이 수십 년간 봉사를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담마끼띠 스님도 “북천 스님은 우리나라(스리랑카) 학인 스님들에게도 2019년부터 매월 장학금을 주고 있다”며 “열 살에서 스무 살 사이의 학인 100명에게 매월 3만원씩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북천 스님은 “파아나두라 논쟁에 참여한 스리랑카스님들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매년 지원하고 있다. 기독교와의 논쟁에서 졌다면 아마 스리랑카에서 불교는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지난 11월 10일 열린 56회 군승의날 기념식에서도 공로패를 받았다. 38년간 지속적으로 제32보병사단, 호국대원사 등 군법당을 후원하며 군불교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북천 스님은 “1975년쯤 논산훈련소에 갔었다. 초코파이가 나오기도 전이다”며 “크라운산도를 하나 더 주면 법당이고 교회고, 성당이고 미어 터지더라. 비스켓 하나에 종교를 바꾸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군법사들이 먹거리 구하느라 포교를 못하더라. 그래서 ‘법사님은 시주 다니지 말고 법당을 채우시라’고 했다. 1년에 4주 정도 빼놓고는 매일 먹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스님 같은 분이 계셔 전법 포교가 되는 것”이라며 “지방 사찰이라 상황이 어려울 텐데, 군포교에 국제 관련 활동까지 해주시니 정말 고맙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포교 활동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ulgyo-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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